도깨비불이 쉬어가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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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

#19

린나루 2020. 8. 29. 02:35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사담으로 인사드립니다 :)

예전엔 그래도 3~4개월 단위로 사담을 남겼던 것 같은데 점점 1년으로 길어지네요ㅋㅋㅋ

할 얘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 생각을 남기는 행위 자체를 점점 꺼리게 되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그래도 지난 글들에서 그 당시의 제 모습이 그려지는 걸 보니 최대한 힘을 내서라도 기록을 남기는게 맞는 것 같아요ㅎㅎㅎ

그래서 개인사의 상반기 결산...? 정도는 아니지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지금이라도 적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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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도에 들어갔던 연구실에서는 나오게 되었어요. 그래서 석사졸이 아닌 학사졸 :)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분야의 연구를 할 수 있었어서 정말 알차게 보낸 1년 반이었습니다.

학부 프로젝트 짜서 대회 수상도 해보고... 논문도 써보고... 학회도 가보고...

학사 수준에서 경험해보기 어려운 경험들이라 더 소중했습니다.

가장 인상깊은 기억이라면... 야근하고 선배랑 술 마시러 간 기억?ㅋㅋㅋㅋㅋ 어떨 때는 2주일 내내 퇴근하고 술 마시러 갔던 것 같아요...

학회에서도 일정 끝나고 숙소 돌아오면 야밤에 마시고ㅋㅋㅋ

그래도 다들 연구생이라고 술자리에서 연구에 대한 전망을 얘기한다던지 서로가 하는 연구에 대해 설명해준다던지 했었던 게 기억에 남네요.

석사생 선배도 뼛속까지 연구밖에 모르는 분이셨어서 가능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ㅋㅋ

어느 곳에서던 자신의 분야에 열정 넘치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연구실 일에는 기업이나 정부 프로젝트도 얽혀있어서 많이 적을 수 없다는 게 아쉽네요. 그래도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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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작년 말에 연구실을 그만두고 올해 초부터 6월까지는 그냥 쭉 쉬었네요.

하고 싶었던 게임도 마음껏 하고, 게임하고, 또 게임하고...?

원래 42서울 일정이 4월로 잡혀있었어서 4개월만 쉴 예정이었는데 코로나가 터진 바람에 연기되고 또 연기되어서 2개월 또 내리 놀고...

지금 생각해보면 저렇게 여유를 부린 게 많이 후회되네요ㅋㅋㅋ 예전에 C언어를 경험해봐서 할만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일 자주 쓰이는 두 명령어를 압수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죠...

42서울 참여하실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꼭!! Shell이랑 C언어는 기본으로 공부해두시길 바랍니다. 백준에서 알고리즘도 풀어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로 6월 말 ~ 7월 말을 라피신으로 불태우고 받아든 불합격ㅋㅋㅋ 저는 42가 원하는 인재가 아니었던 걸로...

그래도 나름 중간 정도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42에서 보는 사항들이 참 많아서 어떤 점에서 떨어졌는지 궁금하긴 합니다.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한다는 점이 연구실이랑 비슷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더 아쉬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점에 감사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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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또 다시 쭉 쉬고 있어요. 소위 말하는 '취준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사담을 올리게 된 것도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져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42 떨어진 이후의 일은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어서ㅋㅋㅋ 많이 막막한 감이 없지않아 있네요.

저는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 하고 싶은 일을 이것저것 찾아보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을 택하고 싶어도 전공과는 확 틀어지는 길이라 고민도 많이 됩니다.

그 직무가 저에게 맞을지도 확신할 수도 없는 것이고, 연구실 경험과 일본어 자격증을 아까워하는 가족들의 성화는 덤(...)

공대생이 인문이나 예체능 직무로 간다? 저는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는 취업 때문에 뜯어말리는 분위기더라구요.

하지만 제가 이과와 기계과를 택한 이유는 이과 : 문과는 경쟁이 치열하다! / 기계 : 취업이 잘 된다! 였는데 7년을 내리 겪어보니 이 길이 나한테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차라리 문과에 갔으면 배우고 싶었던 과목들을 더 열심히 배워서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뭐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이야기지만요 :)

어렸을 때부터 손재주가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또 그렇게 느끼기도 해서 막연하게 기계과에 간 것인데(기계 수리할 수 있을 줄 알고!)

2학년 전공 수업에서 타 연구실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기계 직접 만지는 일을 배우려고 대학에 온 거면 잘못 왔다, 그런 건 전문대 애들이나 하는 것이다!"

교수님께서 저런 식으로 전문대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고 깎아내리는 듯한 뉘앙스로 말씀하시는 것도 불편했고, 내가 기계를 직접 만질 일이 별로 없겠다는 생각도 그렇고 여러모로 슬펐습니다. 대학에 왜 온 것인가 싶기도 했었구요.

그래도 꾸역꾸역 배우다보니 코딩 / 도면 그리기 이 두 과목은 저에게 맞더라구요.

코딩 좋아하게 된 것도 복잡한 계산을 대신 해줘서(...) 주로 쓰이는 언어는 아니었지만 코드의 흐름을 이해하기에는 용이했어요.

교양에서는 토익이나 글쓰기, 중국어 같은 과목(지금 보니 죄다 언어 관련된 과목이네요)을 더 좋아했던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교양을 정말 많이 듣고 싶었는데, 공대생은 2 3 4학년을 죄다 전공선택 + 전공필수로 채워야 졸업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많이 듣지 못한 게 정말 아쉽습니다...


졸업한 상태지만 지금도 경험해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전공 살려라, 중소기업은 안된다, 첫 직장은 무조건 중견 아니면 대기업이다, 뭐이리 정해져 있는 게 많은 걸까요ㅋㅋㅋ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스펙이 있는 기계공학도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그저 해보고 싶었던 경험이고 하고 싶어서 했을 뿐인데 이걸 더 화려하게 꾸며서 자소서를 작성해야 하는 것도 고통스럽고... 제 형제자매가 그 스펙으로는 중소기업 가는 것 아니라고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괴롭습니다.

이 고정관념들과 주위의 언어에서 벗어나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또 할 수 있는 순간이 오겠죠...? 부디 그런 순간이 오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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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적한 현실 이야기는 벗어나서, 요새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생겼습니다.

8월 17일에 'BOCA'라는 노래로 컴백한 '드림캐쳐'라는 그룹이에요.

사실 예전에 이미 친구가 추천해줬던 적이 있는 그룹인데, 추천해줄 당시에는 안 파다가 어쩌다 혼자 입덕해서 땅 치면서 울고 있어요ㅋㅋㅋ

유튜브 알고리즘... 가만안도...

메탈 + 락 + 걸그룹에, 앨범 시리즈마다 컨셉이 있는 신선한 그룹인데 너무 늦게 좋아하게 된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늦게 좋아하게 된 만큼 더 열심히 좋아하려구요ㅎㅎ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몇몇 가사들은 한->일, 일본에서 발매한 앨범들은 일->한 번역을 해보고자 해요. 물론 이것도 언제 할 지는 미정이지만ㅋㅋㅋ 우선 번역해둔 것도 있고 해서 조만간 올려보려고 합니다... 조만간...

아마자라시 번역도 잊지 않고 있어요ㅋㅋㅋ 조만간 마스크 칠드런 번역이 올라갈 예정입니다.

번역 자체는 오늘 마무리 지었으나, 시간이 지난 후에 읽어봐야 초벌번역 할 당시에 생각나지 않았던 표현들이 생각나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시간을 두고 탈고하는 편입니다 :)

요새 정말 많이 무기력하고 힘들었는데 드림캐쳐 관련된 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들으며 조금은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럼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본 싱글 Endless Night 뮤비로 글을 마무리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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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지막으로!

아마자라시 마이너 갤러리의 'ligard'님께서 제 번역을 사용하여 몰입감 넘치는 자막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하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은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mazarashi&no=6440

<미래가 되지 못한 그 밤에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mazarashi&no=6543

<이치에 맞춰 태어난 우리>


이 사담을 빌어 제 번역을 생동감 넘치게 살려주신 ligard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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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저의 글을 써서 그런지 시간이 꽤나 걸렸네요ㅋㅋㅋ 세 시간 정도...?

그래도 첫 문장을 쓸 때는 어색했는데, 써내려갈 수록 조금씩 편안하게 쓸 수 있었어요. 이 또한 좋은 신호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요새 코로나19 상황이 많이 심각한데, 다들 위생수칙 꼭꼭 준수하셔서 피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다음 사담으로 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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